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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_정보/트렌드

지브리 이미지 생성 열풍 | 이게 대체 왜 인기야?

by 보봉구 2025. 4. 8.

이미지 생성에 놀라는 사람 - Chat gpt 생성 이미지
Chat GPT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

요즘 sns를 켜보면 수많은 지브리 이미지가 난무하고 있는 건 모두가 느끼고 있을 것이다. 최근 Open AI의 Chat GPT를 이용한 이미지가 대부분인데, 해당 유행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리고 내가 한 이런저런 생각들에 대해 글을 써본다.


Chat GPT 이미지 생성 열풍

카카오톡 프로필이든, 인스타그램 게시글이든 여기저기 지브리 풍 프로필 이미지와 4컷 만화가 범람하고 있다. 이건 Chat GPT의 새로운 모델 4o와 그 업그레이드로 일어난 일이다.

이전에도 여러 AI 툴을 활용한 이미지 생성은 가능했다. 다만, 사람들이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오류나 부자연스러운 모습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때문에 실제로 사용하기엔 심미적인 이상이 있거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로 지금처럼 다양한 곳에서 ai 이미지를 보진 못했다.

Chat GPT 로고

하지만 3월 25일, Chat 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전과 가장 큰 차이점은, 지브리, 드래곤볼 등 여러 화풍의 그림체를 반영하여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뿐더러, 스크립트를 보다 잘 인식해 자연스러운 그림을 만들어낼 수가 있었다. 또한 텍스트를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기능도 개선되어, 말풍선 속 대사가 훨씬 자연스러워진 것도 큰 차이다.

해당 기능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것들이 지금 우리 주변을 가득 채운 이미지들이다. 손가락 "딸깍"이면 사진을 변환할 수 있기에, 내 이모부터 옆 집 어르신까지 모두 해당 기능을 이용하고 계시더라.

Open AI는 무엇을 얻었나

샘 알트먼 트위터(X)
출처 - 샘 알트먼 X

이번 유행과 연관해 Open AI의 샘 알트먼 CEO가 SNS 'X'에 글을 하나 남겼다. '사용자들이 이미지 생성 기능을 이용하는 걸 보니 너무 재밌다. 그런데, 우리의 GPU가 녹아버리고 있다. 한동안 제한을 걸어야겠다.' 아마 샘 알트먼은 신나서 소리를 지르고 있지 않았을까.

물론 Open AI의 GPU에 과부하가 걸린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샘 알트먼이 '그래픽 카드 녹아!!!' 라며 죽는 소리를 내는 것에 비하여 Open AI가 얻은 이익은 엄청나게 크다.

Chat GPT 사용자 증가 추이
표 출처 - Exploding Topics - Number of ChatGPT Users (March 2025) by Fabio Duarte-

표면적으로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이용자 수의 증가이다. 기존 주간 활성 사용자 수가 4억명이라 발표한 지 약 40일 후, 25년 3월 31일에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5억명을 돌파했다. 5억명이라는 이용자 수는 작년 말과 대비하여 약 30%나 증가한 수치로 말 그대로 폭풍같은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용자 수 증가는 자연스레 학습 데이터 증가로 이어진다. 더 많은 사람이 Chat GPT 서비스를 이용할수록, AI는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보다 자연스럽고 고도화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개량될 수 있다.

심지어 이번 유행은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의 얼굴과 풍경 이미지를 '닥치는대로' 학습하고 있는데, 해당 학습 데이터는 다른 AI 경쟁사들보다 Chat GPT가 앞서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경쟁사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록, Chat GPT의 우위는 강해질 뿐더러 사용자들을 유료 플랜으로 유도하는 데 충분한 유인이 될 것이다. 즉 이번 열풍은 장기적으로 Chat GPT의 현재 유료 모델의 매출 증가와 더불어, 미래의 수익 증가 가능성 또한 상승시킨 일으로 보여진다.

유행의 이유 - 효용의 각인

이용자 수가 증가한 것도 그것이지만, 개인적으로 Chat GPT가 얻은 가장 달콤한 과실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잠재 사용자'를 대거 끌어모아 활성화까지 시켰다는 것이다. 즉 이번 유행이 아니었다면 Chat GPT를 사용하지 않았을 사람들까지 끌어모았다는 것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하여 굉장히 까다롭게 군다. 이것은 많은 사례가 증명했다. 새로운 음식점이 주변에 생겨도 익숙한 맛집을 주로 찾으며, 교실이나 강의실에선 별 다른 이유가 없을 시 항상 내가 앉던 자리에 앉는다. 즉 사람들에겐 행동의 관성이 분명히 있다.

게임의 첫 결제 유도
수많은 게임들의 첫 결제 혜택

이 관성을 깨려는 시도도 가까이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모바일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을 해 본 사람은, 대부분 게임에서 효율이 상당한 상품을 제시하며 첫 결제를 유도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첫 결제를 결정하는 것 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다음부터는 깊게 고민하지 않고 추가 과금을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항상 첫 걸음마가 가장 어렵다. 그러나 한 걸음 내딛은 후, 어느새 뜀박질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아이폰 출시 당시 한국 반응
아이폰 출시 당시 기사 댓글 반응

이같은 행동의 관성은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마차의 시대에 등장한 자동차, 공중전화 시대에 등장한 휴대폰, 피처폰의 시대에 등장한 스마트폰, 모두 같았다. 세상을 바꾸는 물건의 등장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은 시큰둥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내, 엄청난 편리성으로 이 관성을 깨나가며 우리의 세상은 변화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명확한 이유가 없다면, 현재 선택을 바꾸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렇다 '명확한 이유'가 중요하다.

+ 물론 위 기사의 댓글 반응이 모든 여론을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해당 의견이 적지 않았음은 분명하고, 저 댓글의 작성자들이 지금이 되어서도 스마트폰의 효용성과 필요성을 부정할 것이라 생각이 들진 않는다. 그저 당시엔 효용을 체감하지 못했을 뿐이다.

 

지브리 4컷만화 구글 검색 결과
구글 검색만 해도 가득한 지브리풍 이미지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지브리 이미지 생성 열풍은 사람들에게 AI를 사용할 '명확한 이유'가 되어 주었다. 지브리, 코난, 드래곤볼 등 화풍의 친숙함에서 1점,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며 즐기는 연결성에서 1점, 손가락만 딸깍하면 내 사진을 변환해주는 편의성에서 1점, 그냥 재밌다는 것에서 1점.

그렇게 이번 유행은 Chat GPT가 제공할 수 있는 효용을 이용자들에게 각인시키면서, AI가 없는 세상에서도 즐겁게 살던 사람들도 AI 생태계에 발을 들여놓게 만들었다. 그 결과는 폭풍같은 유행의 시작이다.

직관적으로 생활에 밀접하게

Chat GPT는 이번 사건으로 GPT-4o에 대한 성능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증명했다. 폭증하는 이용자 수에 더불어 뛰어난 성능 증명까지. 많은 것을 얻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번 유행을 부르고, 또 어떻게 성능 홍보의 장이 되었을까.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그림 생성의 재미와 편의성도 답이 될 수 있지만, 나는 추가적인 답으로 "우리 삶에 바로 접촉하는 직관성"을 꼽는다.

지금보다 Chat GPT의 성능이 10배 좋다고 하더라도, 이번 유행과 같은 사용자 증가세를 이끄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실제로 이번 유행 이전에도 적잖은 사람들은 Chat GPT를 '개인 AI 비서'나 '코딩 도우미' 등 여러 목적으로 이용했다. 이미 Chat GPT의 뛰어난 성능을 활용하는 사람은 많았을 뿐더러, GPT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Chat GPT의 AI가 뛰어다나는 것 쯤은 다들 알고 있었다.

ai 이미지 생성 기능에 환호하는 사람들
이미지 - Chat GPT 생성- 학습이 많이 된 지브리 그림체가 아니라 그런지, 어색한 부분이 많다.

그러면 이번 유행은 이전과 어떻게 다를까. 바로 직관적인 수단으로 사용자들에게 Chat GPT의 성능을 성공적으로 인식시켰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복잡하고 긴 설명 없이도 1초만에 납득할 수 있는 정교한 그림 이미지가 그것이다.

대상이 추상적인 것보다 구체적일 때, 사람이  그것을 인식하고 공감하기 쉽다는 건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즉, 인공지능이 굉장히 똑똑하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AI가 만들어낸 이미지 하나를 조용히 제시하는 것. 백 마디의 기능 설명을 한번의 시각적 경험으로 갈무리하는 것. 이것이 이번 유행의 키 포인트라 여겨진다.

심지어 그림의 퀄리티도 좋고 생성과 공유마저 간단하다면? 더할나위 없다. 이렇게 Chat GPT는 대중들에게 "Chat GPT가 생성형 AI의 대표주자이고 성능까지 뛰어나다!" 라는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

설명의 이미지, 구체화

이같은 구체화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사용된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할 때, 단순한 숫자의 나열보단 듣는 사람들의 삶과 보다 가까운 것으로 변형하는 것이 그 예이다. 산불로 인해 타버린 영역을 헥타르로 나열하는 것이 아닌, 서울의 N% 면적, 혹은 축구장 N개 넓이 로 치환하여 제시하는 것과 같다.

이번 유행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제시할 땐 생각보다 쉽고 구체적이고 직관적이게 "찌르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되뇌이게 된다.

먼저 각인시키기만 한다면, 대상은 이미 첫 걸음마를 시작한 것이고 어느새 주어진 판 위에서 뜀걸음을 하고 있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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