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캐나다로 떠나기까지 20일 남짓 남았다.
대학을 다니면서 별다른 도전을 해보지 않았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기에, 더 이상 아쉬움을 남기지 않을 각오로 과감하게 질러봤던 워홀 신청이다.
작년 초 겨울에 패딩으로 온 몸을 꽁꽁 싸매고 열심히 서류를 준비하러 나돌아다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신체검사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서울까지 갔을 때 굉장히 당황스러운 일이 생겼던 것. 나랑 인상이 비슷한 사람과 사진이 뒤바뀌어서 내 신체검사 서류에 다른 사람 얼굴이 박혀 나오는 일이 있었다. (흑백 사진으로 본인이 맞는지 확인을 시켜주는데, 나도 헷갈릴 정도로 옷과 머리스타일, 얼굴형이 비슷했다...) 순간 머리가 새하얘져 이대로 1년을 날리고 내년에 다시 신청하게 되는 건가 했지만, 다행히도 수습이 되는 일이긴 했다. 검사 당일 바로 신체검사를 받았던 곳으로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니 감사하게도 캐나나 CIC에 이메일을 넣어 수정 요청을 해주셨고 며칠 후 잘 해결되었다.
검사 받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이것저것 찍어두긴 했는데, 그 사진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다. 그 사이에 너무 많은 사진도 찍고 핸드폰도 바뀌며 사진 순서가 뒤죽박죽 되어버렸기 때문...
사진을 하나 찾았다. 여긴 바이오매트릭스 신청을 하러 갔던 서울 숭례문 근처 단암 빌딩이다. 여차저차 안내문을 보고 들어가서, CIC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출력했던 [Biometrics collection letter]랑 [바이오매트릭스 예약 확인증]을 가지고 올라갔다. 만약 관련 서류를 실물 종이로 출력을 안 해가면 현장에서 돈 내고 출력을 받아야 했다. 물론 여권도 당연히 챙겼다.
한참 기다리다 지문 등록하고 서류 안내 받고 끝. 대기는 거의 2시간정도 했던 것 같은데 검사는 순식간이라 김새는 느낌도 있었다. 한국은 행정 처리가 빠른데...분명 그랬는데... 캐나다 속도 패치가 된 건가?
제출할 거 다 하고 한참 기다리다 받았던 최종 합격 서류. 신체검사 유효기간이 24년 2월 까지인데 워홀 승인 레터 유효기간은 24년 4월까지다. 서류 다 보내고 거의 한달 반 넘게 최종 승인만 기다렸다. 사람마다 다르긴 한데 나는 특히 오래 걸렸던 케이스로 기억한다.
그래도 최종 합격 레터를 받는 순간 이제 시작이라는 고양감과 뿌듯함이 밀려와서 그 에너지로 1년을 기운차게 보냈다. 지금은 캐나다로 떠난다는 기대감이 불안감보다 커졌다.
사실 처음 이런 저런 검사를 받으러 갔을 땐, 워홀 신청, 영어공부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포스팅할 계획을 가졌지만 계획만 거창한 망상이 되어버렸다. ㅎㅎ
그래도 워킹홀리데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에 집중하면서 1년간 참 열심히 살았다 싶다. 한 달에 책 한 권은 꼭 읽었고, 후회없을 정도로 대학 마지막 1년을 열심히 공부했으며 해외생활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자신감이 생길 정도로 영어 공부도 꾸준히 해왔다.
물론 막상 현지에 도착하면 많은 부족함을 느낄 것은 알고있다. 그래도, 되든 말든 아는 것을 최대한 꺼내는 것에 대한 훈련은 열심히 했기에 마음이 꺾이지 않고 잘 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멋있어 보이던 외국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 고등학생때부터 품었던 해외 생활에 대한 동경. 그 기억들을 곱씹으며 계속해서 나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나는 너무 멋진 사람이야!" 라고 나 자신에게 좀 취해야 사는 게 퍽 재미있지 않은가 싶다. 이제 슬슬 취할 거리가 떨어져 가고 있으니 다시 한 번 잔뜩 취할 거리를 충전할 때가 왔다.
1년 여행자 보험도 오늘 들었고, 캐나다 현지 핸드폰 개통도 상담 신청 걸어놨으니 이제 불안감을 털어내며 도전을 준비할 시간이다.
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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